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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동의없는 대화 녹음'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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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매니져 작성일 20-03-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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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하다 보면 상대방과의 대화나 통화내용을 녹음해서 증거로 제출해 달라고 하는 의뢰인들이 많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녹음이 매우 쉬워진 탓도 있고,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고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음성권'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제3자간 대화를 녹음할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 먼저 통신비밀보호법을 살펴보겠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위 조문을 해석하면 녹음 금지대상은 타인간의 대화이며, 따라서 대화 당사자간 녹음은 금지대상이 아닙니다.


상대방 동의없는 대화를 녹음해서 재판에 증거로 제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우를 요약해서 정리하면,

1. 당사자간 대화녹음

증거능력은 있으나 '음성권' 침해 소지 있음.


2. 녹음을 한 당사자가 없는 제3자간 대화녹음.

음성권 침해소지 있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 있음

형사소송 : 증거능력 없음

민사소송 : 당해 법원의 판단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음.


이제 관련된 [법원의 판결사례]를 보면서 위 정리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례1 - 당사자간 대화 녹음 ]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A와 B는 사무실에서 대화 도중 A가 B에게 심한 말로 고성을 지르자 B는 휴대전화로 녹음을 했습니다. A는 B가 자신의 음성을 녹음한 것을 알고 B를 상대로 '음성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왜 음성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했을까?]

A가 B에게 말한 부분을 녹음한 행위가 불법행위인지 여부는 A와 B가 대화 당사자였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배되지 않은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래서 A는 B가 무단으로 녹음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음성권'을 침해한 것으라 주장하며 소송을 낸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음성도 기본권의 내용에 포함되는 권리이고,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음성권'은 헌법 제10조의 인격권에 근거한 기본권으로 인정되고, 상대방 동의없이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는 위법성을 조각하는(즉, 위법하지 않게 만드는) 사유가 없는 한 불법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위법하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동의없이 행한 녹음을 통해 달성하려는 정당한 목적이나 이익이 있고 해당 녹음이 필요한 범위에서 사회윤리나 사회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합니다.


-----> [재판부 판단]

B가 A의 동의없이 녹음을 한 행위가 A의 음성권을 침해할 수 있다 하더라도,

1. 녹음된 분량이 30여초로 짧고, 평소 관계가 좋지않던 A가 고성을 지르는 행위를 하였기에 A의 행동을 제지하거나 증거수집을 위해 녹음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점.

2. 녹음된 내용이 A의 사생활과 관련이 없고 사무실이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져 비밀을 침해했다고 볼 수없고 , 그 사용처도 소송관련 법원제출용으로만 사용된 점.

3. 침해여부, 피해의 정도 그리고 피해자 이익의 보호가치 등에 비해 볼때 정당행위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필요한 범위내에서 상당한 방법으로 이뤄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A의 '음성권 침해'를 이유로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패소 판결을 했습니다.


즉, 녹음의 동기와 경위, 녹음자료의 사용목적, 녹음내용이 사생활 보호와 비밀을 침해하는 여부, 침해하더라도 그 침해를 초과하는 공익적 목적이나 이익이 크기를 비교하여 음성권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화 당사자간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상 금지행위는 아니지만, 민사적으로 음성권의 침해소지가 문제될 수 있고, 그 침해여부는 녹음자료의 수집목적과 용도가 중요한 판단요소가 되는것으로 보입니다.


[사례2 - [민사]제3자간 대화 녹음]

아내가 남편의 외도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찾기 위해 남편 몰래 남편의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하여 불륜사실을 입증할 녹음을 확보하였습니다. 아내는 이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고 남편과는 이혼소송, 상간녀를 상대로는 위자료청구소송을 냈습니다. 그러자 상간녀는 공개되지 아니한 장소의 대화를 불법으로 녹음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아내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하고 동시에 녹음내용은 불법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민사소송 법제하에서 상대방 몰래 비밀리에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녹취록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그 증거채택 여부는 사실상 법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다." 라고 판단하여 녹음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상간녀는 아내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동시에 아내는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여 상간녀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므로 5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타인간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할 경우 ,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으나 , 민사적으로는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여야 할 것입니다.



[TIP]

중요한 사안에 대한 약속이나 계약과 관련된 대화·통화 내용은 녹음을 해 두는 것이 향 후 법적분쟁이나 사실확인 필요시 소중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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